2012년 4월 26일 목요일

권태 혹은 지겨움

권태로움을 느낀다는 것은 경험상 매우 불행하다고 생각한다. 더 나은 더 창조적인 삶에 대한 동경이라고 보긴 보단, 그것이 너무나 오랫동안 감정을 지배할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다.


초등학교에 다니는 자식에게 "오늘은 재미있었니.?", "응.!! 언제나 재미있어. 오늘 친구들과..." 그런데 "아~. 또 시험이네. 지겹다 지겨워.!" 그도 지겨움에 투덜대는 것을 보면, 어린이이고 어른이고 지겹다 라는 것을 '내키지 않는 것의 반복'이라는 뜻으로 동일하게 쓰이는 듯 하다.


하지만 내 경우엔 즐거운 일도 지겨운 것에 속하는 듯하다. 즉 즐거운 일에 즐거워하고, 힘든 일에 힘들어 하면서도 더 흥분시키는 것 없이 차분하게 항상 결론을 내기 때문이다.


그런데 며칠 전 교과서를 보면서 "보름달은 왜 생겨.?" 그래서 설명을 해 주니 '아하~.!' 내 자신에 대한 뿌듯함보단 걱정스러움이 앞서면서 "야..! 야~" 그런데 나와 그가 뭐가 다른 지를 조금 엿볼 수 있었다.


'아하.' 아무리 기억을 하려 해도 초등학교 때 것 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지만, 그것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반가움 이기도 하지만, 기존 앎에 대한 부정(不正)이기도 하다.그런데 너무나 빨리 기존 지식을 뒤집을 수 있는, 그러면서 너무나 당연한 듯 웃으며 세상을 보는 그런 것. 바로 그것이 그와 나의 차이점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.


그렇다면 지금 내가 쓰는 단어는 어떤가. "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. 뭐~", "장난하나.?" 혹은 "그래 마음대로 생각해라. 마.!" 이 모두가 마치 절대적인 뭔 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전사가 되어버린 느낌이다,


그렇다면 '지속적인 지겨움' - 권태 이것의 원인은, 경험을 통해서 얻은 지식이 그대로 삶에 나타나도록 노력하기에 그 결과 수백만번의 '아하.~'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버리고 얻는 훈장은 아닐지.

권태 - 수백만번의 '아하'를 버리고 대신 자기 정신의 왕국을 통치하며 얻는... 그런 것은 아닐는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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